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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13 Hybrid 영어와 수업 분위기에 관한 이야기 (12)
영어에 관한 개인적인 잡담이다.

내 경우 영어는 일단, 원서를 자주 보니, 영어 글씨에 많이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영어를 잘 공부했다, 라고 생각이 든건 따로 있다.

첫번째가 바로 게임 할 때이다. 물론 실용성이나 여러가지로 보면 원서가 더 도움이 됐겠지만, 원서는 반은 노력으로 보는거기 때문에, 그리 와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게임 할때는 정말 와 닿는다... '아... 영어 공부하기 잘했다.'

울티마 7-2 를 게임책 부록으로 받았을 때였다. 그 엄청난 자유도에 놀라며 감동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게임 내용에 너무 아쉬움이 있었다. 그 후 울티마 9! 악평이 많은 게임이지만, 내  경우는 그러한 방대한 자유도와 1인칭 시점의 정말 직접 그 세계에 사는 듯한 느낌이 정말 좋았다.(요즘 게임으로는  오블리비언이 이런 형식이다.)

하지만, 처음 할때는(고1이었나?) 영어에 좌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울티마 7-2 하듯, 내용을 모르고 그냥 진행해야 했었다.

그러던 후, 어느정도 영어 공부를 한 후 다시 울티마 9이 생각나서 해봤을 때는.... 이런! 100%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게임 진행이 이해가 됐다.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 었다. ㅜ_ㅜ 한 나라의 언어를 안다는 것, 그거 하나로, 어떤 같은 것(게임, 책, 등등)을 언어를 몰랐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그것이 좋았다.

두번째는 영어 강의를 들을 때다.
의외로 한국인 교수님의 영어강의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냥 그런가보다.... 정도??
하지만, 얼마던 처음으로 MIT 공개 온라인 수업을 들었을 때, 이러한 수업을 내가 이해할 수 있었다는 그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 오늘도 우리 학교 교수님 소개로, 예전에 같이 있던 동료 교수님이 잠시 와서 강의를 해주시고 갔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더....... 온라인 강의라 음질이 떨어지는 MIT 강의보다 더 잘들렸다. 영어를 모를 때는 이것 역시, '당췌 모래는거야?' 생각해야 했을 상황인데, 영어를 어느정도 알고 나니까, 서로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왠지 굉장한 느낌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수업 분위기에서 아쉬운 느낌이 있었다.
MIT 공개 온라인 수업만 해도, 학생들이 굉장히 자발적이다. '~~인 것이 뭐가 있을까요?' 그러면 모두 자연스럽게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말한다. '~~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라고 물어도, 자신의 의견을 때론 길게 설명하곤 한다. 그야말로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상호작용이 있는 교육이었다.

내 생각은 모두 배제한체, 교수님이 말슴하시는 것들만 열심히 받아 적는 분위기.... 생각해보니 이런 분위기로 인해 우리나라가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듣는 것 아닐까? 모든지 자신의 생각보다는, 교수님의 권의적인 생각을 그대로 받아 들이고 그대로 암기하는 이런 분위기..... 정말 좋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나도 이점에 대해서 반성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오늘 잠깐 오셨던 외국인 교수님도, 처음에 질문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유도했는데, 모든 학생이 아무말도 안하니 방법을 바꾸셨다.
처음 질문은 '소트웨어 엔지니어링이 무엇인가?', 근데 아무도 대답을 안하니 '그럼 소프트웨어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다운그레이드 했지만, 아무도 대답을 안했다. 단답형이 아니니 대답을 더 꺼리는 듯 하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소프트웨어의 예가 무엇이 있느냐'로 질문을 했지만, 역시 아무도 대답을 안하여, 우리나라 식의 한줄씩 강제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바꾸었다. 나도 잘못이 있지만, 정말 답답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강제로 대답을 요구하니 그제서야 몇가지 의견이 나왔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어디서부터 잘못이 됐길래 모두들 입을 다물고, 듣기만하는 교육이 됐을까? 이러한 듣기만 하는 교육에서는, 자신은 생각할 수가 없다. 하더라도 시간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지도 못하고,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게 된다. 왠지 좀 더 창의적인 생각은..... 수업 시간에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이니....... 모두 수동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잘 모르겠다.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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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3 18:16 2007/03/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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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모사피엔스 2007/03/13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대학교육을 단지 교육서비스로 생각하고 자신이 비싼 돈을 지불한 만큼 비싼 댓가를 얻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분위기가 조금은 바뀔거라고 봅니다. 그만큼 가르쳐달라고 교수를 압박하겟죠.^^:. 저도 본전 뽑으려고 하는데 자신감이 부족한건지 잘 안되네요.
    잘은 모르지만 미국은 돈이 모든걸 말하는 사회이므로 비싼돈을 지불한만큼 그만한 비싼 댓가를 얻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겟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인식이 좀 덜한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Hybrid 2007/03/13 2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꼭 돈문제는 아닌거 같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돈에 자기 꿈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돈에 매달리는 사람들이죠.
      제생각엔 돈을 떠나서 그냥 토론 문화가 잘 발달되지 않은거 같습니다.

  2. 호모사피엔스 2007/03/13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그런가요? 토론문화자체도 발달이 부족 하지만..(심지어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조차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교육을 고등교육의 연장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것 같아서요. 학생때 항상돈에 쪼들리고 힘들어하면서도 정작 대학등록금을 냈으면 그만한 가치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는걸 생각하지 못하는거 같아요.
    책값같은것엔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자신이 듣는 한번의 수업이 얼마의 가격인가에 대한 고민은 안해보는지.. 만약 그런생각을 하게된다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거라 봅니다.

    • Hybrid 2007/03/14 0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더 많은 것을 배우겠다는 갈망 자체도 거의 없습니다.
      오늘도 교수님이 한 말씀대로
      요즘 애들은, 자신이 코딩이 부족하면 코딩관련 수업을 들어서 그것을 채우려고 하기는 커녕, 최대한 코딩을 피해서 졸업을 하려고 노력하죠.

      그 돈이 수업으로 보상을 받아야 겠다 생각하면, 충분히 배우겠다는 생각보다는 학점 그 자체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주위도 학점에 대한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많긴 한데, 대부분 레포트나 시험 공부등을 통한 노력만 할뿐, 수업 자체에 대한 적극도는 별반 차이가 없어보이더군요.

  3. isdead 2007/03/14 0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하신대로 동양권에선 유교적 위계질서때문에 교수와 학생간에 '대화가 오고간다' 라는걸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분위기 아닐까요?
    음 근데 저도 영어를 하게 된 이유가 게임이다보니 ㅋㅋ 공감가네요~ 흐음~

    • Hybrid 2007/03/14 0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사실 아닌거 같다면 상대방이 누구더라도.. (수업시간 제외)
      '이건 이게 아닌가요?' 라고 물어봅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 자체의 진위성 보다는 그 사람의 위치등으로 통해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려고만 하죠.

      동양권의 위계질서.... 그게 근본적인 원인인거 같습니다. ㅎ 언어의 표현 자체(존댓말)도 영어권과 우리는 다르니까요.

  4. 그네고치기 2007/03/19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 애초에 교수님 앞에서 수업방해하지나 마."
    - 수업이 끝난 뒤, 나름 절친하다고 생각한 친우가 건네준 조언

    "다른 학생들을, 교수님과 자네만 교감할 수 있는 의견교류를 통해 소외시키지 말게. 그런 작업은 수업이 완전히 다 끝난 뒤에 개인적으로 해도 늦지 않아."
    - 어떤 수업이 끝난 뒤, 그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준 친우의 조언

    "교수님. 교수님께서는 저 그네... 어쩌구라는 학생과 많은 의사소통을 하고 계십니다만, 제가 알기로는 나머지 학생들과 저 그네..어쩌구 학생의 배경지식에 많은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의사교류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배경지식의 차이를 어느 정도 좁혀야 저희도 수업에 참여하기 쉬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 그 수업 중, 한 학생의 발언

    사실 고교 재학시절까지만 해도, 선생님의 "그네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 제발 조용히 하고 있게." 라는 질타를 받으면서도 미친듯이 수업에 참여하(는 척 하)곤 했습니다. 한 교실 내의 인원이 20명 남짓 혹은 10명 남짓이라는 점이 나름 마음놓고 질문/답변을 던질 수 있게 해 주더군요.

    하지만 대학교에 온 뒤로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걸 포기해버렸습니다.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데 괜히 떠드는 것] 에 대한 공포, 라는 녀석이 고개를 쳐들고 제 몸을 휘감은 채 목을 조르고 있더군요. 하지만 이것보다 더한 공포는 따로 있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공감 혹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교수와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것] 에 대한 두려움. 이라는 녀석이었지요.

    사실 영미권 혹은 서양 문화권에서도 [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헤르미온느 같은 스타일의 캐릭터는 미친듯이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것 처럼 보이)지만, 상당히 [난 체] 하는 캐릭터로 묘사되고 이해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만에 다는 덧글이 또 가로말 세로말..)

    • Hybrid 2007/03/20 17:5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점에 대해서 파인만도 겪은일이 있지요.
      브라질을 가서 강의를 했을 때... 한 학생이 그랬다더군요. 질문을 하면 친구가, "왜 니가 소중한 강의 시간을 잡아먹는건데?"

      정말 큰 문제이긴 합니다. 뭐, 하지만 직접 질문 할것과 따로 개인적으로 질문할 것 정도는 구별하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수업시간에 혼자 이상한 질문(정말 이상한 질문....)하는 사람 때문에 곤욕입니다. 질문의 설명을 잘 하는 편도 아니라 자기가 주절주절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주절주절..... 예를 들어 주절주절, 쉽게 말해 주절주절..." 오늘도 이거 때문에 어이 없어서 한참 웃었네요.

    • 호모사피엔스 2007/03/20 1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hybrid님 댓글을 보니 약간 뜨끔하는데요?^^;.
      제경우 수업중에 질문을 하면 질문자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꽤 있는것 같습니다. 수업중의 질문자체가 즉흥성을 띄고 있어서 단기간내에 머리속에 정리해서 핵심만 질문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주절주절 말할순 없으니 짧게 질문하는데 그만큼 오해가 쉽게 일어나는것 같습니다. 제가 질문한 의도와 전혀다른 답변이 나오면 할수없이 넘어갈수 밖엔 없죠.

    • Hybrid 2007/03/21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느정도 질문이 명확하지 않은건 불가피하겠죠 ^^;
      애당초 질문만이라도 명확해지면 종종 해결이 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냥 어느정도... 질문은 설명이 길어지지 말고, 짧고 핵심만 전달을 해야 된다는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질문이 길어지면... 자기도 햇깔리고 듣는 사람들도 뭔지 몰라요. -_-ㅋ

  5. 보드라우미 2007/03/21 2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등학교 때부터 중고등학교를 내내 주입식 수업만 받아왔는데 어찌 하루 아침에 수업시간에 질문이나 대답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모든 게 습관이고 문화인데 말이예요.
    유교문화 때문에 수업시간이 조용하다는 생각도... 글쎄요...... 정작 논어를 읽어보면 공자와 제자들은 질문과 대답을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주입식 교육의 원조라면.... 일제시대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어쨌거나, 토론식 수업이라든가 자율적 탐구수업이라든가 그런 문화도 문제이고, 비싼 등록금 내면 본전 뽑아간다는 악착 같은 마음도 있고 그래야 할 것 같네요.
    안 그래도 등록금 무지 비싸진 시대인데 말예요.

    • Hybrid 2007/03/22 0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입식 교육을 받았건 아니건... 문제점은 문제점입니다.
      '난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 그러므로 내가 이러는건 당연하다'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런 발전이 없습니다.
      원인이야 어찌됐건, 현재 수업 분위기에서 큰 차이와 문제점이 발생하는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것이 습관이고 문화라서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면, 언제나 발전이 없으시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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