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가 시행된다고 난리다. 대략적으로 셧다운제는 여가부가 스스로 밥그릇 좀 챙겨보고자 협박(?)을 포함한 별짓을 하다가 그것도 안되니까 결국은 한번 죽어봐라 하는 의도로 끝까지 밀고나간 말도 안되는 제도다. 12시 이후에 청소년들의 게임을 '강제적으로' 규제하겠다는 것. 찾아보면 많이 나오고, 많이 이슈가 되는 내용이라 개인적으로 문제점이라 생각하는 점을 간단하게만 나열하자면,

  • 주민등록번호 도용 장려 - 결국에는 게임할꺼면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쓰라고 장려하는 셈. 가정에서 부모님이 게임을 허락해도 못하는게 옳은 것인가?
  • 자율권 침해
  • 비디오 게임을 포함한 게임, 놀이라는 것을 나쁜 것이라고 여기는 우리나라 특유의 이상한 분위기 - 학생은 공부할 때라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맞는 얘기지, 절대 올바른 것은 아니다. 법과 규제는 올바른 것을 장려하도록 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거꾸로 학생들의 놀이 문화를 없애고 공부 스트레스만 어떻게든 늘려보려함.

여가부는 원래 그런 사람들이라, '원래 저런 사람들인 줄은 알았는데, 대놓고 저렇게 자기 밥그릇 좀 챙겨보려고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한다는 것을 를 내는구나' 정도의 느낌만 받았다.

아군?

그런데 진짜 답답한건 아군(?) 진영들. 자꾸 이상한 얘기를 한다.

오늘 트위터에서 본 얘기는 대략 이렇다.

셧다운제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결국엔 외국 게임들이 우리나라에 서비스를 안하는게 문제. 모바일 게임 스토어가 안들어오는 것과 같은 맥락.

이 사람이야 말로 진짜 문제를 놓치는 것 같다. 게임 하지 말라고 주장하는데, 외국 게임이 우리나라에 안들어온다는데 저쪽에서 꿈뻑하겠는가? 저 얘기를 하면 더 좋아할꺼다. (아니? 셧다운제가 실시 되면 외국 게임들이 못들어온다고? 일석이조네!) 사실 이런 시각은 셧다운제 얘기가 나오는 처음부터 종종 있어왔다. 예를 이런 맥락의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셧다운제? 게임 산업을 다 죽이려는거냐?

저쪽에서는 게임이 마약이라고 없애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쪽에서는 돈 얘기, 개발자 입장에서 당장 밥줄 끊기는 얘기 따위나 하고 있다. 아마 저쪽에서는 '마약 산업이 돈을 얼마나 많이 벌고 있는데 죽이려고 하냐?'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좀 더 비약적으로 비유를 하자면,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 마약을 하지 마세요. 도박을 하지 마세요.

라는 말에, (혹은 관련된 국가 조치에)

아니, 담배 산업 죽이려는거냐! 마약 산업(?) 죽이려는거냐! 도박 종사자들을 실업자로 만들셈이냐!

라는 말로 대꾸하는 셈이다. 분명히 (잘못되기야했지만) 지금 저쪽에서는 청소년을 유해매채로부터 보호한다는데 돈 얘기나 게임 산업 얘기나 하는 건 분명히 잘못됐다.

굳이 말하자면, 여가부나 셧다운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게임 산업을 죽이려고 하는게 맞다.

근본적인 문제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특유의 빡센 문화다. 여유가 없다. 여유 시간을 갖는 다는 것 자체가 죄악시 되고, 쉽게 접할 수 있는것이 게임이다. 나도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아무런 논리적인 근거 없이, 게임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셨다. 아무리 왜 나쁜지 물어봐도 명쾌한 해답은 안해주셨고, 못해주셨다. 문제가 될만한 것을 찾자면 중독이 문제일 수 있는데(실제 중요한 문제이긴 하다), 이 세상에 중독될 여지가 있는 모든 것들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게임은 마약이 아니다. 그런데, 마약과 동일시 한다거나, 무조건 해롭기만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 어느 시대나 놀이 문화라는 것이 있었고, 지금은 그것이 비디오 게임의 형태로 존재할 뿐이다. 중독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은 게임 자체를 타겟으로 삼기 보다는 중독 자체를 다르게 봐야 하는 것이다[1].

청소년에게 게임은 마약이나 다름 없다.

여기에 다음과 같이 대응하지 말고,

게임(마약) 산업 죽이려고 하는거냐?

내 생각엔 이렇게 대응해야 옳다.

특히 청소년에게 마약은 해롭지만, 게임은 마약이 아니다. 게임은 긍정적인 측면도 많이 가지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만을 보고 그것을 없애기 위해 긍정적인 효과까지 모두 없앤다면 여러 부수 효과[2]들이 생겨날 수 있다.

셧다운제. 분명 나도 반대하는데, 제발 '게임 산업' 얘기, '돈 버는' 얘기로 셧다운제를 반대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PS. 이런 것들에 대해 얘기하다보면 항상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개인적으로는, 해답은 언제나 양 끝이 아니라 중간 쯤에 있다고 본다).

게임을 무조건 나쁘게 보는 쪽이 한 쪽 끝이고, 다른 한쪽은 게임이 전혀 나쁘지 않다고 하거나, 게임의 중독성을 단순히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양 끝은 (절대값하면 그 값이 똑같듯이)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1. 정말 셧다운제를 할 것이면, 하루 몇시간 이상하면 셧다운을 한다던지 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방법이다(물론 이것조차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셧다운제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는 있지만, 적어도 이러한 시간제 셧다운제는 '중독'을 막는다는 명분 정도는 가지고 있다. [본문으로]
  2. 자살율이 늘어난다던지, 폭력, 일탈 등이 늘어 날 수 있다. 실제 간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는, 충분히 이러한 결론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연구/통계 결과는 지금도 어느정도 존재한다. [본문으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1/10/23 01:34 2011/10/23 01:34

트랙백 주소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1. Subject: 셧다운제라는 법이 가지고 있는 진짜 문제는...

    Tracked from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2011/11/28 15:05  삭제

    셧다운제가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시끄러운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뭐 주요 언론들은 그냥 슬쩍슬쩍 그들의 이야기를 비춰주기만 할뿐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 하지 않는듯 하다. 사람들이 말하는 셧다운제의 주요 쟁점은 게임 중독의 예방 효과가 있다와 아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셧다운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12시이후에 게임을 못하게 강제로 막음으로 인해서 중독을 막고 예방할 수 있다 주장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강제로..

  2. Subject: GS test demo

    Tracked from GS test demo 2013/04/02 14:50  삭제

    Hybrid :: 셧다운제를 보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