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램프의 요정 지니!!! 그리고 한가지(혹은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드래곤볼!!

원작으로 추정되는 아라비안 나이트나, 디즈니의 알라딘이나 똑같이 램프를 문지르면 램프의 요정 지니가 등장하고, 지니가 세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한다. 원작에서도 디즈니의 알라딘처럼 세가지 제약조건(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 사랑을 하게 만드는 것, 사람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드래곤볼도 마찬가지로 소원을 들어준다. 지구의 드래곤볼은 하나, 나메크성의 드래곤볼을 3개의 소원을 들어준다.

이런 이야기를 보면서 참~~ 답답하게 생각한게 있다. 왜 "앞으로 3000개의 소원을 더 들어주세요~' 라고 말하지 않을까?? 그러면 평생 무한히 소원을 들어달랠 수 있을텐데...... 바보들....

마찬가지로 램프의 요정도 이러한 소원을 막는 전제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오류고, 드래곤볼은 초반에는 무슨 소원이든 들어준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날 만든 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라고 갑자기 발뺌한다. 드래곤볼에서 이런 '소원을 더 들어달라는 소원'을 들어달라는 사람은 없었는데, 있다고 한다면 같은 이유로 발뺌할 듯 하다.

램프의 요정 지니의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 문제는 이른바 '자기 모순'과 큰 관련이 있다. 즉, 소원 자체가 자기 자신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단순히 소원의 약점을 들킨 것인데 왜 이것이 자기 모순이 될까?

좀 구체적으로 풀어 써보면 이렇게 생각해보면 된다.

지니 :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 세가지 소원을 모두 들어주면 난 다른 주인에게로 넘어간다.'
알라딘 : '3000가지를 더 들어달라는게 소원이에요~'
지니 : '알았다. 앞으로 3002가지의 소원을 더 말할 수 있다'

지니는 세가지 소원을 모두 들어주면 다른 주인에게 넘어간다고 말을 했다. 이 말은 딱 세가지 소원만 들어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그것이 3002가지로 올라가버렸으니, 지니는 자기가 한발을 번복하는 모순이 생긴 것이다.

사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소원 자체를 위한 소원'은 제외한다 라고 전제조건을 제시해야 하면된다. 소원을 들어주는 '대상'이 소원 자체가 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이 정말 반갑게도 GEB 책(블로그 링크)에서도 소개가 된다.

아킬레스는 이렇게 질문한다(실제로는 좀 더 복잡한 내용이라서 의미 위주로 축약만 했다).

아킬레스 : '100개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지니 : '그건 메타 소원(meta-wish[1])이라서 절 만드신 신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지니 : '메타 지니님, 메타 소원을 들어줘도 될까요?'

메타 지니 : '그건 메타 메타 소원이기 때문에 메타 메타 지니에게 물어봐야 한다.'
메타 지니 : '메타 메타 지니님, 메타 메타 소원을들어줘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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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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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없는 반복)


이것과 관련된 잠깐 다른 얘기를 해보자.

간략하게 수학의 역사를 얘기하면,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와 러셀(Bertrand Russell)이 쓴 'Principia Mathematica' 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수학 자체가 수학 자체만으로도 얼마든지 모순 없이 완벽하고자 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쓴 책이다(책은 완성되었지만 수학을 완전한 것으로 증명하는데는 실패했다).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고 증명한 사람이 바로 괴델(Kurt Gödel)이다. 괴델은 수학은 완전할 수 없다는 수학의 '불완전성'을 증명했다.

논문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Theorem VI. For every ω-consistent recursive class κ of FORMULAS there are recursive CLASS SIGNS r, such that neither v Gen r nor Neg(v Gen r) belongs to Flg(κ) (where v is the FREE VARIABLE of r).2 (van Heijenoort translation and typesetting 1967:607. "Flg" is from "Folgerungsmenge = set of consequences" and "Gen" is from "Generalisation = generalization" (cf Meltzer and Braithwaite 1962, 1992 edition:33-34) )

난 무슨 소린지 전혀 이해 못하겠다. -_-;;; 그래서 위키페디아에서 발췌한 설명을 인용한다.

Roughly speaking, the Gödel statement, G, asserts: "G cannot be proved within the theory T". If G were provable under T's axioms and rules of inference, then T would have a theorem, G, which effectively contradicts itself, and thus the theory T would be inconsistent. If the theory T is consistent then G cannot be proved within it. This means that G is in fact true. Thus provability-within-the-theory-T does not capture what we mean by truth: in other words, the theory T is incomplete.

대략적으로 말하면, 괴델의 명제 G 는 다음을 만족한다. "G 는 이론 T 안에서 증명될 수 없다.'
1. 만약 G 가 T 의 공리와 그의 추론으로 증명 될 수 있다면, T 는 정리 G 를 가진다. 그러면 이것은 G 를 명시하는 그 자체와 모순이고, 그러므로 이론 T 는 올바르지 않다.
2. 만약 이론 T 가 올바르다면, G 는 T 안에서 증명될 수 없다. 이 말은 G 가 사실상 참이라는 뜻이고, 결국 "이론 T 안에서의 증명'은 우리가 참이라고 생각하는 것(G)을 포함하지 않는다. 다른 말로, 이론 T는 불완전하다.(여기서 T 가 불완전하다는 것은 T 가 참인 모든 것을 다 포함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어떤 이론 T 도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고, 이건 포괄적으로 수학이 불완전하여, 참인 모든 것을 다 포괄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어떤 수학 T 를 정의한다면, 이것과 맞지 않는 G 가 있는데, 이것은 수학은 아니지만, 여전히 참이라는 말이다.

이것의 구체적인 예를 들때는 역시 유클리드/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좋은 것 같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두 평행선 중 한 선의 한 점에서 다른 선으로 잇는 최단 거리의 선분은 한개 뿐이다.' 라고 말한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고 얼핏 보면 증명 가능한것 같다. 하지만 증명 불가능한 공리이다.

어쨌건, 우리는 이것을 기하학이라는 이름의 수학이라고 정의를 해보고, 이것을 만족하지 않는 것은 수학이 아니라고 가정을 해보자. 이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잘 맞는다. 이치에도 잘 맞는다. 그런데 조금 더 다르게 생각해보니... 예를 들어 '두 평행선 중 한 선의 한 점에서 다른 선으로 잇는 최단 거리의 선분은 한개 이상이다' 라고 공리를 정하고 수학을 풀어봤다. 그랬더니 새로운 수학이 생겨났다. 이것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다. 그렇다면 유클리드 기하학은 수학이고,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수학이 아닐까?? 물론 모두 수학이다. 모두 '참'이라는 말이다. 결국은 참인 것을 모두 포함하는 완전한 수학은 없다. 어느 한 지점에서는 공리가 있어야 하고, 그 공리를 기준으로 추론 되는 것이 하나의 수학적인 집합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런 공리들은 증명이 불가능한 것인데, 괴델이 이것을 증명하기 전에는 우리가 증명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증명을 할 필요가 없는 사실 그 자체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화이트 러셀은 밑바닥까지 가서 보면 수학이란 모든 것이 잘 어울러져있는 하나의 진리라고 생각한것이다. 반면, 사실은 괴델이 증명했듯이, 수학이라고 하는 것은 공리로 이루어진 이른바 메타 수학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다. 그 자체로 완벽한 것들이 아니다. 단순히 그보다 상위인 메타 수학(실제로는 공리로 이루어진 수학이지만..)에 의해 정의 될 수 있는 집합일 뿐이다.

지니와 메타 지니, 그리고 메타 메타 지니들의 얘기로 돌아가보자. 저런식으로 끝 없이 메타 지니들에게 물어봐서는 저 소원을 들어 줄 수가 없다. 결국은 이 모든 것을 통괄하는 어떠한 '신'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소원에 대한 소원도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다른 말로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권한이 있어야 한다. 수학적으로 의미하면, '공리'가 될 것이다.

이 것들이 어쩌면 전혀 다른 주제지만, '자기 자신을 기술'이라는 관점에서는 연결이 되는 주제들이다. 상당히 매력적인 주제다. 마법의 램프 얘기로 시작했지만, 그 얘기가 GEB 에 나오면서, 결론적으로는 그것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결론이다. (혹시 이런 얘기가 재밌어 보인 다면 꼭 GEB 책을 사보시길.... :) )
  1. Meta 라는 단어는 그것을 넘어선 상위 개념으로 자주 쓰이는 말이다. 깔끔한 번역이 있을것 같은데, 그냥 간단하게 '메타'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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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3 20:58 2008/06/2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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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penID LogoSUN+MOON 2008/06/25 0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만에 포스팅이 또 아주 재미나네요. 늘 하이브리드님의 글에는 끝에는 '아무 ~~ 의미 없어!!' 라고
    손을 흔드는것 같지만, 저같이 마냥 흥미롭기만 하고 아는것 없는 이에겐 유익한
    글들 입니다. 관심은 많지만 제겐 너무 미흡한거 중에 하나인 '영어'의 압박이 다시 밀려오네요
    본문중에 나왔던 그 'GEB' 라는 책 무지 읽어보고싶네요. 내용을 보아하니 번역서는 의미가
    없으니 ..ㅜ_ㅜ 대체 영어 .. 어떻게 하면 하이브리드님 처럼 되나요 흑

    • OpenID LogoHybrid 2008/06/25 14: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닙니다. 저도 뭐 영어 자체는.... -ㅅ-;;
      잘해서 원서를 보는게 아니라 그냥 항상 영어 서적을 많이 보는 것을 영어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GEB 는 사실 영어가 어렵다기보다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같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저도 처음에 해리포터 볼때는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가 안가서 -_-ㅋ 번역서와 같이 봤었습니다.) 언어적 말장난이 있긴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번역서로 봐도 괜찮을꺼 같습니다. 이런 주제가 재밌어 보이면 아마 재밌게 보실겁니다.

  2. netaz 2008/06/25 1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브리드옹 센스 좋아요 -_ -)bbbb
    글 잘 읽다가 갑니다. +_+

    • Hybrid 2008/06/25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센스는 무슨.... -ㅅ-;;;
      참, 그리고 째와 저는 네타즈님을 '지능 안티'로 임명 했습니다. 후훗..

  3. netaz 2008/06/26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지능안티라니요? -_-;;;;;;
    어쩌다가 저렇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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